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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02/07 박현정 기자

[생활투자 이해 #15]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좌: 최인우 펀드매니저/우: 신진오 투자전문가)

ELS에 이어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 대해 알아보자.

2014년 5월에 예정대로 결혼한 안씨는 ELS 환매가 늦어지는 바람에 신혼집 전세자금을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로 충당했다. 2015년 9월에 다행히 ELS 환매를 하여 목돈이 생기자 아내와 상의한 끝에 신혼집 전세 때문에 차입한 대출을 상환하기로 결심했다. 2015년 10월에 대출은행을 찾은 안씨에게 은행 대출담당자는 이렇게 제안했다.

“요즘 대출이자율이 낮은 편이라서 다른 대출이 없으시면, 전세자금대출 5천만원 정도는 유지하셔도 괜찮지 않을까요? 5천만원은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시는 건 어떠세요 ?”

주식형 펀드는 펀드 자산의 최소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자산의 50~60%를 투자하는 펀드는 주식혼합형 펀드라 부르고, 50% 미만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채권혼합형 펀드라 한다. 주식형 펀드에 비해 채권형 펀드는 채권에 60%이상 투자한다. 채권형 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을 지향하는 상품인 반면 주식형펀드는 주가 상승에 예상 될 때 가입을 하는 공격적인 금융상품이다.

물론 주식형이든 채권형이든 펀드의 운용실적에 따라서 수익이 확정되기 때문에 확정수익을 기대할 수 없고, 원금손실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일까?

주식형 펀드는 상장주식 직접투자와 성격이 비슷하다. ‘고위험 – 고수익’ 상품에해당하고 ELS와는 다르다. 앞서 안씨의 ELS 투자 사례에서 설명했듯이 ELS는 연계주식의 주가가 옵션사항을 벗어나지만 않으면 일정 수익이 확정되는 상품이고, 주식형 펀드는 펀드 운용사가 선택하여 투자한 주식의 주가에 따라서 손익이 결정된다.

그러나 직접 주식투자나 채권투자를 하기에는 여건이 안 되는 투자자들이 운용사를 선택하여 자금을 맡겨 자금운용을 대행시키는 간접투자에 해당된다. 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나 은행은 펀드 판매대행 수수료를 받게 되고, 운용사는 운용보수를 받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펀드를 판매한 은행이나 증권사, 그리고 운용을 담당하는 운용사 모두 펀드 운용실적 악화에 따른 손실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점이다.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없고, 펀드를 운용하는 과정이 법 위반 없이 정상적으로 운용했다면, 펀드의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질 필요가 없다. 운용실적이 좋지 않아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오직 그 상품을 선택한 투자자의 책임이 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 운용사들은 대부분 대형주인 Kospi 200 종목을 주로 매매하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는 Kospi 지수의 등락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며, 채권형 펀드는 채권이자율의 등락에 따른 채권가격 등락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안씨는 은행 대출담당자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지 않고, 예정대로 전세자금대출을 상환했다. 안씨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주식형 펀드는 상장주식 직접투자와 마찬가지로 고위험 상품이다.

2) 아내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5천만원 정도의 대출은 큰 부담이 없지만, 빚을 지고서 주식형 펀드에 투자를 하게 되면 불안감 때문에 환매시기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3)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하면, 직장생활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대출금을 상환하고 나서 종잣돈을 모아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씨가 만약 2014년 10월에 주식형 펀드에 가입을 하고 6개월을 유지한 후 환매했다면, 2015년 상반기의 주가상승 덕분에 10% 이상의 수익을 거두었을 것이다. 6개월간 10%이므로 년 수익률로 따져보면 그 두 배에 해당하는 높은 수익률이다. 하지만, 결과만 가지고 안씨의 판단이 옳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생활 투자는 무조건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상황과 성향에 맞게 투자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씨의 투자에 대한 태도는 생활 투자에 맞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