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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02/14 박현정 기자

[생활투자 이해 #16] 적립십과 거치식

(좌: 최인우 펀드매니저/우: 신진오 투자전문가)

지난 주에는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 대해 살펴보았다. 주식형 펀드는 펀드 자산의 최소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자산의 50~60%를 투자하는 펀드는 주식혼합형 펀드라 부르고, 50% 미만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채권혼합형 펀드라 한다. 주식형 펀드에 비해 채권형 펀드는 채권에 60%이상 투자한다. 채권형 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을 지향하는 상품인 반면 주식형펀드는 주가 상승에 예상 될 때 가입을 하는 공격적인 금융상품이다.

이번 주에는 적립식과 거치식에 대해 알아보자.

2014년 10월에 은행대출을 상환한 안씨는 투자금을 위한 종잣돈 마련을 위해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어 적립식으로 하는 펀드였다. 펀드 투자에는 투자금 납입 형태에 따라 적립식 펀드와 거치식 펀드로 구분된다. 앞서 안씨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5천만원으로 한꺼번에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면, 그 형태는 거치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적립식은 은행의 적금처럼 매월 일정금액을 펀드에 불입하는 형태이다.

알기 쉽게 상장주식 직접투자와 비교해 보자. 예를 들어 현대차 주식을 2014년 10월 특정일에 5천만 원어치 매수했다면, 그 방식은 거치식의 형태이고, 현대차 주식을 2014년 10월부터 매월 50만 원어치 씩 100개월 동안 매수했다면, 그 방식은 적립식의 형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거치식은 투자 이후의 주가 변동에 따라 투자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에 비해 적립식은 매월 분할 매수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주가하락에 좀 더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다.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도 꾸준하게 매수를 하기 때문에 펀드의 기준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고, 추후 주가 상승기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물론, 주가가 상승할 경우에는 적립식은 거치식에 비해서 수익률이 낮게 형성된다.

투자에는 전제가 있다. 적립식 투자의 전제는 주가가 언제 오르고 내릴지 인간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적립식 투자를 ‘평균 단가 분할 매입법 (dollar cost averaging)‘이라고도 하는데, 핵심은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매입 단가를 낮추려면 주가가 쌀 때 많이 사야 한다. 주가가 쌀 때 사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한 시기에 매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가 주가의 바닥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적립식 투자를 할 때는 투자자의 시장 전망이나 예측은 하지 않고, 투자 기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적립식 펀드는 통상적으로 3년 만기로 만기를 설정하기 때문에 3년 안팎의 투자 기간이 일반적이다. 3년 만기로 투자를 계획하더라도 중간에 손실이 나면, 납부를 정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통계적으로 3년이라는 기간은 적립식 투자로 볼 때 짧은 기간이다. 적립식 투자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5년 이상 투자한다고 반드시 수익을 낸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볼 때, 손실 가능성은 확실히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안씨는 적립식 펀드에 투자를 하면서 세가지 전략을 세워 지켜나가고 있다.

1) 납부 1년 후 10% 이상 수익이 발생하면 환매한다.

2) 주식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폭락하면, 추가로 납부하여 매입단가를 낮춘다.

3) 년 수익률 10%를 목표로 하되, 시장 하락에 겁먹지 말고 5년 이상 장기투자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납부한다.

적립식 투자 성공의 열쇠는 주식시장 시황에 대한 분석이나 예측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시장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겸허한 자세로 시간을 보내면서 꾸준하게 납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립식 펀드 투자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시장 침체기에 오는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손실을 보고 환매를 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영원한 상승도 없는 것처럼 영원한 하락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