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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11/23 박현정

[생활투자이해 #40] 투자할 비상장 기업의 선정

(좌: 최인우 펀드매니저/우: 신진오 투자전문가)

이번 시간에는 투자할 비상장 기업의 선정의 대해 알아보자.

오씨는 친구에게 졸라서 친구가 최근에 투자한 비상장 기업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그는 비상장 기업 주식에 한 번도 투자해 본 경험이 없고, 어떤 비상장 기업이 성장가능성이 높을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고민해 본 적도 없었다. 믿을 수 있는 오랜 친구가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여 투자수익을 내는 경험을 많이 했다고 하니 이 친구가 투자한 기업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주식 투자를 일컬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이라고 하는 말 들어봤니 ? 비상장 기업 투자는 더더욱 이 말이 적용되거든. 비상장 기업 주식에 투자해서 투자수익을 얻고 회수하는 시점은 통상적으로 이 기업이 상장을 하는 시점이야. 예상대로 상장을 하게 되면 다행히 투자수익을 얻고 회수를 하게 되지만, 만약 예상이 빗나가서 상장을 못하게 된다면 ? 투자에 대한 회수기간이 굉장히 길어지게 되. 그 과정에서 회사가 망하기라도 한다면, 투자금을 전액 손해 볼 수도 있어. 따라서, 비상장 기업 투자는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어.”

오씨는 상장주식에 대한 투자경험이 있기 때문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주식투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신 그 반대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는 높은 수익의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그 투자에 따라올 수 있는 위험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비상장 기업 투자를 하고 싶었다.

“투자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본인이 하는 것이고, 남의 말만 듣고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내가 투자한 기업에 대해서 추천해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이 꼭 정답이 될 수는 없을 수도 있다는 뜻이야. 나 역시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거든. 남의 말만 듣지 말고, 투자할 기업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결정해야 해.”

오씨는 상장기업에 투자하면서 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꼼꼼히 살펴보고, 기업의 내재가치에 대해서 공부하고 투자를 해 왔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해 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로서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하기 위한 단초가 되는 기업 정보가 필요했고, 우선 친구가 투자한 회사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나는 기술력 있는 비상장 바이오 기업에 관심이 많은 편이야. 우리나라도 이제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지 ? 70년대 이후 우리나라 산업의 토대가 되었던 제조업은 더 이상 성장동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성이 높은 산업군이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바이오 산업이라고 생각해. 특히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 기업은 지금은 작은 기업이라고 할 지라도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 기술력 있는 비상장 바이오 기업에 투자했어.”

친구가 최근에 투자한 회사는 산업용 효소를 만드는 바이오 기업이었다. 오씨는 언젠가 효소의 효능에 관해 써놓은 책을 읽은 적이 있기 때문에 효소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았다. 그는 몸 속에 효소가 풍부하면 생명력과 면역력이 높아지는데, 인간은 항상 효소가 부족한 상태로 살아가기 때문에 음식물을 통해 효소를 섭취해야 한다는 책 내용이 떠올랐다.

“이 기업의 주식을 투자하기 위해 효소 시장에 대해 공부했었는데, 전 세계 효소 시장은 약 12조원 정도 되고, 산업용 효소, 치료용 효소, 특수 효소 등으로 점차 세분화 되고 있는 추세야. 그리고 효소는 제품을 제조할 때 거치는 화학공정을 대체하고 있거든. 이런 화학공정을 대체하는 효소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어. 그리고, 이 기업의 창업자이자 CEO는 15년간 효소만 연구해 온 사람이어서 창업자에 대한 신뢰도 내가 투자했던 중요 포인트였어.”

오씨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이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친구로부터 이 기업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자료를 어떻게 수집할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듣고 별도로 이 기업에 대해서 공부해 보기로 했다. 친구와 헤어지면서 이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심하게 되면 이 기업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신신당부하고 집에 왔다.

오씨는 그 다음날부터 이 기업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가 가장 먼저 실망한 부분은 재무자료였다. 바이오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한다고는 하지만, 그가 투자해 왔던 상장기업들과 비교할 때, 재무상황이 좋지 않았다. 2013년도에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4년도는 2013년보다 2배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지만, 두 배 이상 매출을 하더라도 기대되는 매출액이 5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가 기존에 투자했던 상장사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기업 규모였다.

오씨가 볼 때, 이 기업에 대한 투자가 망설여지는 두 번째 이유는 거래 가격이었다. 비상장 주식 정보 사이트를 살펴보니 이 주식의 거래가는 주당 1만원 수준에 거래가 되고 있었다. (2014년 11월 기준) 오씨의 친구는 불과 6개월 전에 투자를 했는데 주당 5천원에 투자를 했다고 한다. 오씨의 친구는 투자한지 6개월이 지난 지금 회수를 한다고 해도 100%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오씨가 매수하려고 하는 2014년 11월에는 오른 가격 때문에 친구보다 두 배나 높은 가격에 매수를 해야 했다. 오씨는 답답한 마음에 조언을 얻고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바이오 기업을 상장 제조기업과 비교해서는 안돼.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과 바이오 기업은 평가 기준 자체가 다르거든. 이 비상장 기업의 거래가격이 최근에 많이 상승한 이유는 얼마 전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 통과가 되었기 때문이야. 매출이 아예 없어도 기술성 평가에 통과한 기업들은 특례 상장 제도가 있어서 코스닥 상장 신청이 가능하거든. 이 기업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오씨가 계산을 해보니 이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주당 1만원에 매수를 하게 되면 이 기업의 총 기업가치를 670억원 수준으로 인정하고 매수하는 셈이 되었다. 그는 올해 예상 매출액 50억원 하는 회사의 기업가치가 670억원이나 되는 것이 합리적인 수준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내가 지난번에도 이야기 했지만, 판단은 네가 하는 거야. 난 이미 이 기업에 투자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기업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어. 하지만, 내가 판단할 때, 이 기업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소한 1,500억원은 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어.”

전화를 끊은 오씨는 상장기업 중에 이 기업처럼 효소를 제조하는 바이오 기업의 주가를 파악해 보았다. 상장 기업 중 이 기업과 비슷하게 산업용 효소를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는 기업이 있었는데, 2014년 10월 당시 주가로 계산한 기업가치가 4천억원에 달했다.

오씨는 투자대상으로 검토중인 이 기업과 이미 상장되어 있는 동일 업종의 기업을 비교하여 분석하다 보니, 이 기업에 투자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상장되어 있는 기업은 규모 면에서나 매출액의 크기 면에서나 검토 중인 비상장 기업보다 더 나은 기업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기업 역시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가 월등하게 높았다. 상장 기업의 매출액이 2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가 4천억에 달한 다는 것은 이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업’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판단할 때, 투자 검토 중인 비상장기업 역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어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오씨는 며칠간의 고민 끝에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자금의 일부인 2,500만원 정도를 할애하여 이 기업에 투자하기로 결정 했다.

다음시간에는 비상장 주식의 매수 과정에 대해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