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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12/21 박현정

[생활투자이해 #42]비상장 주식의 매도 과정

(좌: 최인우 펀드매니저/우: 신진오 투자전문가)

이번 시간에는 비상장 즈식의 매도 과정의 대해 알아보자

오씨가 2014년 11월에 주당 1만2천2백원에 투자한 비상장 주식은 꾸준하게 상승세를 지속했다. 2015년 3월에 거래가격이 주당 1만5천원을 넘어섰고, 코스닥 상장일이 5월로 확정되자 거래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5월 중순이 되자 여러 중개인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매수할 때 중개를 해주었던 중개인도 오씨에게 전화를 했다.

“축하 드립니다. 작년 말에 이 주식을 잘 매수하셨네요. 주가가 많이 올랐어요. 이 주식 확정 공모가(주식 상장을 위해 공모를 할 때, 공모를 통해 배정하는 주식의 가격)가 1만1천원인데 지금 2만4천원에도 매수자가 있거든요. 혹시 매도하실 의향은 없으세요 ? 지금 공모가 대비해서 많이 오른 상태여서 공모 후에 이 가격 보다 하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씨는 중개인에게 생각해 보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6개월 전에 주당 1만2천2백원에 매수한 주식을 주당 2만4천원에 매도한다면, 6개월 만에 100% 수익을 거두는 것이며, 연 환산수익률로 따지면 200%에 달하는 성공적인 투자였다. 이 기업의 주식이 상장하여 주가가 2만4천원 보다 더 상승할 수도 있지만, 2만4천원까지 상승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상장 시 공모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당 1만1천원에 이 주식을 받기 때문에 2만4천원이면 공모가 대비 100%나 높은 금액이었다.

오씨는 매도하여 수익을 확정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장 후 매도하기로 결정했다.

1. 상장 전부터 이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아서 상장 후 시초가(상장 첫날 동시호가에서 정해지는 최초 가격)가 공모가 대비 100% 높은 2만4천원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2. 상장 후 매도하게 되면 매도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필요가 없지만, 비상장인 상태에서 매도하게 되면 매도 차익의 10%를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 한다. 비상장 상태에서 2만4천원에 매도를 하면 양도차익인 주당 11,800원의 10%인 1,180원을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 한다. 결국, 양도소득세를 제외하면, 주당 2만4천원에 매도 하더라도 상장 후 주당 22,820원에 매도하는 것과 실질 수익 면에서 동일하다.

3. 비상장 상태로 주식을 매도하게 되면 중개수수료와 세무사 비용 등 제반 수수료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비상장 주식을 매도하게 되면, 세무서에 직접 신고하거나 세무대리인을 통하여 신고할 의무가 있다.)

5월말에 상장한 이 회사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상장 첫날 25,300원, 상장 둘째 날 29,050원, 셋째 날 33,40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상장 7일만에 42,000원으로 상승했다. 오씨는 상장 첫날 매도하려고 하였으나, 매수세가 워낙 강하여 며칠 더 두고 보기로 했고, 셋째 날 종가인 33,400원에 매도했다.

투자 원금 대비 회수금액의 비율은 274%에 달하며, 순수익은 투자원금 대비 174%에 달하는 큰 수익을 거두었다. 오씨의 투자원금은 3천만원 수준이었는데, 회수금액은 8,300만원으로 원금 3천만원을 제외한 투자수익은 5,300만원에 달하였다.

오씨는 친구에게 술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여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거둔 것에 대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금번 투자로 경험을 쌓았고, 다른 비상장 주식에 투자할 때 좋은 기준이 될 것 같았다.

오씨가 비상장 투자를 처음 경험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1. 비상장 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감안하여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2. 비상장 주식은 기업의 상장심사 청구일 이후부터 상장일 직전까지 많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심사청구일 전에 매수하면 단기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3. 비상장 주식의 가격은 기업의 과거 재무제표를 가지고 기업가치를 판단하면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투자를 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

4.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비상장 기업의 경우에는 거래가격이 정보 사이트의 기준가격보다 다소 높더라도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면 매수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런 주식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가격이 올라가면 과거 거래가격에 집착하여 매수를 포기하게 된다.

5. 비상장 주식을 매도할 때에는 그때그때 주식시장의 분위기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대처 해야 한다. 비상장 주식의 거래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다면 매도를 고려하는 것이 맞지만, 비상장 상태에서 주식을 매도하게 되면 양도 차익에 대해서 양도세를 납부해야 하므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오씨의 사례에서 본 것과 같이 비상장 주식은 상장시점에 주가의 변동성이 크다. 그래서 비상장 주식 투자를 할 때는 투자자 본인의 매도 원칙을 갖고 있지 않으면 큰 변동성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상장 첫날 무조건 매도한다든지, 상장주식 투자를 할 때처럼 일정 수익률을 정해놓고 목표 수익에 달성하게 되면 매도한다든지, 회사의 미래가치를 판단하여 상장 후에도 매도하지 않고 정한 목표가를 넘을 때까지 보유할 수도 있다. 이러한 투자원칙은 정해진 것은 없다. 본인의 성향에 맞는 투자원칙을 본인 스스로 정해야 한다.

다음시간에는 비상장 주식 투자에 결과가 항상 긍정적인지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