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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3/20 이호재 기자

[M&A 전략 사례 분석 특집 5] 미래 시장 선점형 모델, 사람이 먼저다. Human Direction 구글 (3)
- 인재에 투자하는 구글의 인수합병 철학

앞서 살펴본 구글의 인수합병에서 알 수 있는 구글의 전략은 바로 인수를 통해 무언가를 창출할지 보다는 무얼 해야 할지 아는 사람들을 확보하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M&A 전략이 ‘사람’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알파고 이전까지만 해도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는 온갖 매체들에서 공격 받기 좋은 이슈거리였다. 과연 구글이 딥마인드 인수를 통해 무엇을 하려는가에 대해 명확하게 해석하지 못한 것이다. 지금에 와서 상기 사건들을 다시 살펴보면 결론적으로 2014년 당시 시점에서 이른바 딥러닝 분야의 전문가가 세계적으로 약 50여 명에 불과했는데 그 중 10여 명 이상이 딥마인드에 근무하고 있었다. 당구글은 그 인력을 한번에 받아 오는 큰 거래를 한 것이다.

결국,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엄청난 거금을 들여 사람을 샀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구글의 인수합병에는 외적인 성장과 함께 목적하는 바가 분명히 존재한다. 즉 M&A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이 존재한다.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방향성을 예견하고 그와 동시에 그에 맞게 자신들의 역량과 외부 역량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필요한 부분을 수혈 받는다는 명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단순한 회사의 인수 차원의 전략이 아닌 인수하는 기업의 전문가들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능력은 타 기업과는 구별되는 구글의 힘이다. 이는 특히 데미스 하사비스를 구글의 자회사인 구글의 딥마인드 CEO로 지명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하는 부분에서도 잘 볼 수 있다.

구글이 가지고 있는 철학은 전문가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이벤트와 노력이 숨어 있다. 많은 인수합병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이 통합의 과정에서 오는 양 기업간의 폐쇄적인 결합인데 이를 철학이라고 하는 큰 관점에서 통합시키는, 그리고 분야 및 사항 별로 독립성과 자주성이 유지되면서도 철학적 밑바탕에 구글이 담겨지는 구글의 전략은 M&A를 검토하는 기업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데미스하사비스는?

1976년생으로 영국의 컴퓨터공학자, 뇌과학자, 인공지능 개발자, 벤처기업가, 구글 딥마인드의 CEO임. 1976년 영국 런던에서 키프로스계 그리스인 아버지, 중국계 싱가포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네 살 때 체스를 시작해 영국 체스 챔피언, 세계 유소년 체스 2위까지 오른 체스천재임.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대학을 가지 않고 15세에 피터 몰리뉴의 불프로그에 취직하였고 이곳에서 신디케이트의 첫 번째 단계를 직접 레벨 디자인하였고, 17세에 이미 게임 테마파크의 공동개발자로 이름을 올림. 테마파크는 일종의 심시티류의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게임성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후에 크리스 소이어가 롤러코스터 타이쿤을 만드는데도 영감을 주었음.

이후 불프로그를 나오고나서 영국 GCE(General Certificate of Education, 고등학교 통합 졸업시험)에서 S-레벨(최상위권)을 받고, 17세에 월반으로 영국 최명문대학인 케임브리지 대학교 퀸즈 칼리지에 진학함. 여기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으로 삼아서 1997년 최우등 졸업(Double Frist 등급)을 함.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공학과 졸업한 후에는 비디오 게임업체 엘릭서 스튜디오를 차렸으며 이후 2005년 회사를 정리하기 전까지 두뇌 게임계의 올림픽인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에서 다섯 차례나 세계 게임 챔피언에 오르기도 한 ‘게임광’이기도 함.

▲ 데미스 하사비스 홈페이지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뇌가 복잡한 업무를 익히는지, 그리고 컴퓨터도 똑같이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으며 2009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는데 박사과정을 거치며 하사비스는 두뇌의 기억과 예측 방식에 관심을 가졌음.

그의 최신 논문은 ‘어떻게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상상하는가’, ‘어떻게 우리는 다른 이들의 행동을 예측하고 인식할 수 있는가’를 다루고 있음. 기억과 상상에 대해 연구한 그의 논문은 사이언스지 선정 2007년 획기적인 논문 10에 들기도 함.

M&A의 성공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인수 기업의 핵심 인물 유지에 있다. 기업은 언제나 뛰어난 인물을 필요로 하고 M&A는 그 뛰어난 인물을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기회다. 따라서 핵심 인물을 가려 내어 그들이 효과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지 평가하고 이들을 유지하는 능력은 M&A의 성패를 결정하게 되는 핵심 요소 중에 하나다.

딥마인드를 인수한 구글이 딥러닝 전문가 10명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기회로 활용해 성공적인 인수의 모습을 보였다면 이것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 AST로고

기업문화와 비전이 인수기업과 호응하지 못한 사례인데, 바로 1995년 삼성이 미국의 PC회사인 AST를 인수했을 때이다. AST의 유능한 인재들이 삼성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대거 이탈했고, 결국 1999년 삼성은 5억 6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포기하고 AST의 지분을 정리했다. 이처럼 인수합병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인적 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알 수 있다. 더군다나 핵심 인력에 대한 보호와 전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은 M&A과정에서 기업들은 보통 재무적, 법적 실사 이후에나 인적 자원에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더 놀랍게도 사람과 관련된 내용을 깊숙하게 고려하지 않는 기업도 많다.

구글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수합병을 시장의 선점과 함께 전문 인력의 확보를 주요 관점으로 삼아야 한다. 인력 확보의 중요도는 미래 핵심 기술일수록 더욱 크고, 이후 인력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또한 인력에 대한 대우와 향후 활용에 대한 관심은 인수합병에 대한 기업의 물리적 합병을 넘어 다각적인 전략이 동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