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이후 증대된 디지털 교육 필요성
네덜란드 정부는 국가 디지털화 전략의 일환으로 초중등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교육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교육 자료의 활용도 증대, 학생 및 교사의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 배양과 안전한 디지털 교육 인프라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다.
2019년 4월 한 교육 연구원(DUO Education Research & Advice)이 진행한 중등 교육 내 디지털 기기의 이용 실태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당시 1,250개의 네덜란드 중등 교육 기관 중 700여 개의 학교가 해당 조사에 참여했는데 이 중 3분의 1 가량의 학교만 모든 학급의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전자 기기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학생용 전자 기기가 잘 구비되어 있지 않는 학교도 105개나 되었는데, 그 이유로는 구매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이 학교들은 교재를 활용한 수업을 선호하고 있었다. 3개교는 학생들이 전자 기기에 대한 접근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기도 했다.
이보다 조금 앞선 2018년 8월에 진행된 학교 내 전자기기 구매에 관한 연구(Ouders & Onderwijs)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부모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전자 기기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대개 개인적으로 전자 기기를 구매하고 있었다. 또한,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교를 선택할 때, 전자 기기 구매와 사용에 대한 요건들을 아직 주요하게 고려하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 3월 이후 본격화된 네덜란드 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연 이은 정부의 휴교 조치로 인해 이러한 인식이 빠르게 바뀔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랩톱과 태블릿과 같은 전자기기 필요성이 증대되었는데 몇몇 학교는 재정적으로 전자기기 구매 여력이 없는 학생을 위하여 타 가정이나 친구로부터 기기를 대여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했다.
거리두기 교육을 가능하게 만든 교육 온라인 플랫폼
네덜란드 ICT 교육 전담 공공기관인 케니스넷(Kennisnet)은 네덜란드 교육문화과학부 및 다양한 초중등 교육기관, 직업 학교와 협업하여 거리두기 교육이 가능한 플랫폼(www.lerenopafstand.nl)을 개발했다. 이 웹사이트는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의 등교가 불가능했던 3월에 학생들에게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개설되었다. 등교 수업은 2020년 하반기에 재개되었으나, 코로나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가정 학습 필요성은 지속되어 현재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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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니스넷 개설 웹사이트 (출처: lerenopafstand) |
중등 교육에서 랩톱을 사용한 교육이 교실 내에서 점차 보편화되어 가고 있으며, 초등 학교에서는 온라인 과제를 위한 수단으로 학생들이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대학교와 같은 고등 교육 기관에서는 랩톱 사용이 사실상 의무적이다.
중요성이 커지는 디지털 문해력
학교 현장의 디지털화는 교육 여건 개선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생들이 사회에서 적합하게 역할 해 나갈 수 있도록 디지털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학교는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지금 보다 훨씬 더 디지털화된 사회에 대비할 수 있도록 어린 학생들이 최신 기술과 능력을 갖추게끔 도와주어야 한다.
여전히 학생들에게 인쇄물 형식으로 숙제가 제공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많은 학교가 온라인으로 과제를 할 수 있도록 교육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 교육 플랫폼은 아이들이 프로그래밍, 정보 검색 기술과 같은 ‘21세기 기술’을 습득하도록 별도의 학습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네덜란드 에듀테크(Edutech) 기업 동향
(1) 온라인 교육 플랫폼
스쿠라(Squla)는 개발된지 10년이 넘은 교육 플랫폼으로 추가적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스쿠라 어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는 짧은 비디오와 퀴즈 게임을 활용하여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습 자료를 보다 재미있게 수학하도록 도와준다. 질문과 답변 시간에 참여한 학생은 온라인 가상 화폐를 획득할 수 있으며, 이는 기프트 카드나 실제 선물로 교환이 가능하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 폐쇄가 결정되었던 3월, 스쿠라는 학과 시간에 맞추어 오후 3시까지는 학생들이 무료로 교육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되었다. 스쿠라는 보통 학교에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학과 시간 외에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학부모는 구매 기간에 따라 월간 7유로에서 12유로 사이의 가격대에서 해당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다. 교사와 학부모는 플랫폼 내에서 학생의 학업 성취와 진도를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출판사로부터 받은 교육 자료를 제공하는 플랫폼 바시스포오르트(Basispoort)도 인기있는 교육 자료이다. 주로 학교 수업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다루지만 현장에서는 보통 학생들에게 온라인 과제를 제공할 때 자주 이용되고 있다.
마인클라스(MijnKlas, My Classroom)는 Ambrasoft와 Nordhoff가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교육 주제의 게임과 퍼즐을 즐기며 재미있게 학습하도록 도와준다. 이 플랫폼은 학교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자주 사용되며 아이들이 학과 과정의 수업 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네덜란드 유명 온라인 교육 사이트]
(2)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는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 기술
AR을 활용한 대화 형식의 3D 프로그램은 학생 교육을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2017년 NRO(국가 교육 연구회, National Directorate for Educational Research)는 VR과 AR을 활용한 교육의 효과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VR와 AR을 활용할 경우 학생들이 수업 주제를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더해 케니스넷(Kennisnet)은 2019년 교육 목적에 따라 어떻게 VR과 AR이 수업용으로 발전되어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AR과 VR을 활용한 수업은 태양계에 관한 학습으로 학생들은 단순한 2차원 평면 상에서 태양계의 움직임을 주입 받지 않고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지구 주위 궤도에서 행성들을 움직이며 효과적으로 태양계의 움직임을 학습할 수 있었다.
추천 VR 및 AR 어플리케이션으로는 Google Expeditions, Atomy learning, Insight heart, Quiver, Space 4D+, Leo AR, Woorld 등이 있다.
(3) 학습을 돕는 로봇
교육용 로봇은 아직 완전한 상용화가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로봇와이즈(RobotWise)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로봇과 함께하는 교육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로봇와이즈는 교육용 로봇을 사용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최근 기술을 즐기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문제 풀기, 분석 능력, 협동 및 창의성과 같은 사회적 인지 능력을 기술력과 연결 지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 조라(Zora)를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라는 QBMT가 개발한 잘 알려진 소형의 휴머노이드 케어 로봇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학교와 병원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교육 문제 해결에 나선 스타트업
LoCoMoGO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즐겁게 코딩을 가르치도록 한다. 이러한 교육 기술은 비단 아이들을 위한 교육만이 아니라 성인 학습, 직업 교육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DialogueTrainer사는 환자, 동료, 고객과 같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상대와 진지한 대화 상황을 구현하여 전문가와 학생들이 대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재능 관리 플랫폼인 Learned.io은 젊은 직원의 커리어 개발을 도와준다. 이 플랫폼은 직원의 재능과 회사 내부에서 가장 일치하는 직종을 찾아주고, 재능과 직종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경우 이를 최소화하도록 방안을 제시한다.
마무리
코로나 확산이 가져올 사회의 디지털화를 이야기하면서 교육 현장에서의 디지털화를 빼 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유아와 학생뿐 아니라 성인인 직원, 노인 재교육에 있어도 디지털화와 기술 발전은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다. 또한, 미래의 에듀테크는 보다 깊이 있는 학습과 복잡한 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술을 가능하게 하고, 학습 과정 평가에 있어 정확한 채점 시스템을 만들어 낼 것이다.
다만 학생들이 디지털 교육 자료와 소통하면서 비판적인 사고, 문제해결 능력을 갖도록 도와주는 에듀 테크 기술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당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http://www.asiaherald.co.kr/news/25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