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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pixabay) |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교육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이 강조됨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교육으로 인한 EU지역별·소득별 교육격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 10월 유럽의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32%의 학생이 인터넷 접속과 디지털 장비, 활용 능력의 부족으로 코로나19 시기에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수준의 차이가 현행 교육 시스템에 혼란을 야기하며 교육의 사회적 격차를 가중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U 집행위 경쟁·디지털담당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를 전통의 교육과 직업훈련 시스템을 재설정(reset) 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며, 향후 교육 부문에서 유럽연합 주도의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노력과 에듀테크 산업 육성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처럼 에듀테크가 차세대 교육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의 디지털 교육정책과 최근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에듀테크를 통한 교육 기회의 평등을 지향하는 유럽연합의 정책 방향성을 점검하고 교육산업 디지털 전환기에 우리 기업의 기회요인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유럽연합 디지털 교육정책
EU집행위는 2018-2020년도 디지털교육실행계획안(Digital Education Action Plan)을 마련한 이래 EU내 디지털 역량 향상과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2020년 9월 30일 2021-2027년도 디지털교육실행계획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위기로 에듀테크의 활성화와 디지털 기술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EU 집행위는 EU 디지털 교육 육성을 위한 두 가지 전략적 접근방식을 제시했다.
1) 디지털 교육 생태계 육성
ㅇ 더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EU 집행위는 Connectivity4Schools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회원국의 인터넷 연결망, 학교 고속인터넷 설치 및 디지털 장비구입 등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지원예정
ㅇ 2021년까지 초중등 교육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방법을 혼합한 블렌디드러닝(blended learning effective)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권고안을 마련하고 디지털 교육 콘텐츠 프레임 워크(European Digital Education Content Framework)를 수립해 유럽의 문화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양질의 온라인 학습 컨텐츠 개발계획
ㅇ 유럽연합 교육지원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Erasmus Teacher Academies)와 온라인 자체평가(SELFIE; Self-reflection on Effective Learning by Fostering the use of Innovative Educational technologies)를 통해 교사들의 디지털 교육 지원
2) 디지털 기술 및 역량 강화
ㅇ 어린 연령대의 디지털 기술의 기초지식과 능력 함양
- 국제컴퓨터·정보소양연구(ICILS; International Computer and Information Literacy Study) 참여 확대
- 2030년까지 컴퓨터정보활용능력이 저조한 13~14세 EU학생들의 디지털 문맹률을 15% 이하로 도달하도록 목표 설정
ㅇ 유럽 내 디지털 교육 평준화와 동기부여를 위한 유럽디지털기술자격증(EDSC; European Digital Skills Certificate) 도입
ㅇ 유럽디지털경쟁력프레임워크(European Digital Competence Framework)를 개정하고 AI및 데이터 관련 기술사항을 업데이트하며, AI 및 데이터 사용에 대한 윤리지침 개발과 AI 학습리소스 개발 지원
ㅇ 유럽혁신기술연구소(EIT; European Institute of Innovation and Technology)와 함께 여성의 STEM(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수학(Mathematics)교육을 장려하고 여성 대상의 엔지니어링 및 ICT교육 커리큘럼 개발 지원
또한, EU집행위는 유럽디지털교육허브(European Digital Education Hub) 설립을 통해 유럽 내 디지털 교육 현황을 모니터링해 정책 및 개선안 마련에 반영하는 등 회원국 및 지역 간 디지털 교육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유럽의 디지털 교육지원
(유럽연합) EU집행위는 코로나19로 EU교육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원격강의를 활성화 하는 방안으로 에듀테크 벤처인큐베이터 Impact EdTech를 지원하고 있다. AI 및 데이터 분석, 특수교육을 위한 보조 교육 기술, VR/AR, 하드웨어 기반 장치게임,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으며 선발된 기업들은 5개월간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프로그램 기간 동안 참여기업들은 제출한 아이디어 및 기술을 교육현장에 직접 적용해보고 실제 EU회원국 교육 실무자 및 교사들에 의해 시장출시 가능성을 평가받는다.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마친 기업은 멘토링 및 집중훈련 프로그램과 2만 유로 상당의 비즈니스 바우처를 포함해 최대 11만 유로를 지원받는다. 2020년 6월 30일자 종료된 1차 모집에서 총 308개 기업이 참가해 15개 기업이 선정됐다.
(벨기에) 벨기에 정부는 연령과 배경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을 접하고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2016년부터 Digital Belgium Skills Funds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매년 디지털 기술 교육이나 인프라 확장 프로젝트를 선정해 7만 5000유로에서 최대 500만 유로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사회취약계층의 디지털 접근성 향상이나 노동자들의 디지털 재취업훈련 프로젝트를 우선 선정하고 있으며, 2020년 총 27개의 프로젝트에 580만 유로를 지원했다.
유럽 에듀테크 시장 투자 동향
에듀테크 벤처캐피탈(VC) Brighteye Ventures에서 발간한 ‘2020년 유럽 에듀테크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주요 시장의 에듀테크 투자 건수와 규모는 전년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의 투자 규모는 10억 달러를 돌파해 전년대비 2배 증가했다. 전체 투자 건수는 감소했으나 투자 규모는 커진 것으로 보아 우량투자 건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2019년 에듀테크 주요 투자내역을 살펴보면 Instructure(미국, 18억 달러), Turnitin(미국, 15억 달러), TES Global(유럽, 3억6000만 달러), Ilerna Online(유럽, 1억 달러) 등 M&A와 차입매수(LBO)형식의 투자가 주를 이루는 반면, 중국은 Tal Education(4억 달러), Zhanmen.com(2억 달러)과 같이 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나 시리즈 D,E 등 후기단계 투자 건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지역의 에듀테크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연도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영국·프랑스·독일이 주요 투자국으로 꼽힌다. 영국의 에듀테크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나 프랑스·독일의 연도별 투자액 편차와 EU회원국별 격차가 큰 것이 특징이다.
유럽 에듀테크 주요 투자가로는 소비자와 기업이 전체 투자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나 2019년 소비자와 기업의 투자 증가 추이가 감소한데 비해 학교와 대학의 투자가 소폭 증가하면서 공교육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에듀테크 사례 소개
(사례 1) 매스매틱(https://www.mathematic.lu/)
룩셈부르크 교육부(MENJE; Ministry of National Education, Children and Youth of the Grand Duchy of Luxembourg)는 학습 솔루션 기업 Vretta와 협력해 초중교 학생들의 수학 학습플랫폼인 MathemaTIC를 개발했다. 플랫폼은 학생별 학습능력을 진단 후 학교 정규 수업 과정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맞춤화된 교육 과정(adaptive learning)을 제공하고 실시간으로 개별 목표에 따른 학습 진도를 교사와 학생에게 공유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플랫폼은 디지털 세대에 익숙한 미디어로 구성되며, 학생들은 배운 지식을 게임기반의 모듈을 통해 바로 적용해 볼 수 있어 수학공부에 대한 재미와 자신감을 부여한다. 또한 다국어를 사용하는 룩셈부르크 지역 특성상 독일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영어 등 4개 언어로 개발돼 제공된다.
(사례 2) 마이스킬캠프(https://myskillcamp.com/)
벨기에의 마이스킬캠프는 웹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누구나 강사가 되어 비디오, 오디오, 이미지 파일을 업로드하고 교육 모듈을 제작할 수 있다. 링크드인, 유튜브와 같은 타 콘텐츠 웹사이트와 연동되고 학습활동을 추적하는 도구를 이용해 학생(구독자)과 소통하고 학습현황을 관리할 수 있다.
외국어나 단순수공예뿐만 아니라 리더십, 마케팅과 같은 업무기술 강화 등 다양한 강의가 등록돼 있어 프랑스 스포츠용품 유통사 Decathlon, 유럽 고속열차 Thalys와 같은 기업에서도 마이스킬캠프에 등록된 콘텐츠를 직원훈련프로그램에 이용하고 있다.
시사점
EU집행위에서 2020년 6~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가 코로나19는 교육과 직업훈련이 기존의 모습을 완전히 탈피할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앞으로 수년 내 유럽의 에듀테크 산업발전은 가속화될 것이다.
인프라가 잘 갖춰져 평균 IT활용능력이 높은 한국과 달리, 유럽은 각 회원국의 IT인프라 및 활용능력 격차가 상당한 편이다. 앞서 언급된 동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코로나19사태 이전 원격 및 온라인 학습을 이용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유럽연합의 에듀테크 투자와 정책은 공교육의 디지털 전환·교육격차해소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 에듀테크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현지의 교육문화와 에듀테크 발전 동향을 파악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다. 유럽문화의 특성상 다중언어 제공 여부도 중요한 요건이 될 것이다.
브뤼셀의 싱크탱크 CEPS의 연구원 사라 바이오코는 KOTRA 브뤼셀 무역관의 인터뷰에서 에듀테크의 장점으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내용을, 더 저렴하게, 더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것’으로 꼽으며 앞으로 기존의 교육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듀테크는 양질의 강의를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수에게, 개별맞춤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이 학습관리자의 부재상황이나 학습자의 연령이 어린 경우에 자발적인 학습을 촉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향후 에듀테크 시장은 기술적 발전뿐 만아니라 다양한 학습방법을 접목하여 디지털 학습도구와 학습내용의 상호작용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http://www.asiaherald.co.kr/news/254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