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과 경제의 타임머신 – 못다한 이야기 (Director’s Cut) #65]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경제 ① - 기록 마니아 ::::: 세상을 바라보는 열린신문 아시아헤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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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1/03 윤승환, 정승원

[전략과 경제의 타임머신 – 못다한 이야기 (Director’s Cut) #65]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경제 ① - 기록 마니아

이제부터는 우리 한민족의 영웅이신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경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앞선 칼럼에서 평소 생소한 일본 전국시대의 내용을 계속 보게 되어 다소 심기가 불편하셨던 분들은 아래에 왜적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내용으로 기분전환이 되시기 바란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은 수많은 책자, 드라마, 영화에서도 나와 있으므로 굳이 길게 말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책에서 장군에 대해 별도로 강조하며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장군에 대한 칭송의 대부분은 뛰어난 리더십과 인품, 불굴의 의지, 명량 해전에서의 극적인 역전승, 한산도 대첩에서의 장렬한 전사 위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미 수없이 알려진 이러한 겉모습 보다는 치밀하고 전략적인 장군의 이면의 모습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장군의 끝없는 탐구심과 과학적이고 경제적인 전략∙전술 수립 능력이 무패의 근본적인 비결이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은 평소 모든 것을 철저히 기록하였고 정보 수집의 마니아였다.

- 오늘 화살을 다섯 발 쏴서 두 발은 땅에 떨어지고, 두 발은 명중했다.
- 원균이 명나라에서 보내 준 1,530대의 불화살을 혼자서 다 쓰려고 했다.

(깨알 같이 사실에 근거한 비난이다.)
- 오늘 거북선에 쓸 돛 베 29필을 받았다.
- 아침에 옷 없는 군사 17명에게 옷을 주고는 여벌로 한 벌씩을 더 주었다.
- 전선을 토괴(土塊, 흙더미 둑)에 얹어 만들기 시작했는데, 목수가 214명이다. 물건 나르는 일은 본영 72명, 방갑 35명, 사도 25명, 녹도 15명, 발포 12명, 여도 15명, 순천 10명, 낙안 5명, 홍양과 보성 각 10명이 했다.
- 군량에 대한 장부를 만들고 홍양 둔전에서 추수한 벼 352섬을 받아들였다.
- 재목을 끌어내릴 군사 1,283명에게 밥을 먹이고서 끌어내리게 했다.
- 도양의 목장에 딸린 전답의 벼가 20섬 13말 5되 였다.

이상은 난중일기에 나와 있는 실제 기록 사례이며, 장군은 철저한 자기관리로 수시로 디테일 한 기록을 남겼다. 군 최고사령관이 전쟁이 한창인 7년 동안 세세한 사항을 일기로 기록한 것은 세계 전쟁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난중일기’라는 귀중한 자료로 인해 우리는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이순신 장군의 생생한 전투 기록을 현장감 있게 연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장군은 임진왜란의 발발을 불과 1년여 앞둔 1591년에 전라좌수사로 부임하였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군비를 확충하고 거북선을 다시 개발하는 등 임진왜란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였다. 또한 왜적들이 상대방의 배에 올라타서 주로 공격한다는 과거 조선의 역사 기록을 보고 그에 대한 대응 전술을 연구하기도 하였다. 이는 이미 당시의 실용적인 지식인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던 일본 침략설에 대해 국방을 책임진 장군으로서 당연하고 기본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으나, 당시 무능한 조정과 조선 군대의 현황을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반역을 위한 준비로도 몰릴 수 있는 과감한 전쟁 준비였다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장군은 일본 현지의 정권 교체(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본 통일)나 한국 침략 개시 시점에 대한 정보도 어느 정도 수집을 마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불과 하루 전에 군사 열병식을 통해 판옥선과 거북선의 출전 연습을 대대적으로 시행한 것이 그 이유이다. 지금까지의 역사 저술은 대부분 이것을 우연의 일치로 돌리거나 자세히 언급하고 있지 않고 있으나, 충무공의 승리에 우연이나 운은(실로 불가사의한 명량 해전을 제외하고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든 전략 전술이 사전에 준비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아마도 간첩이나 일본 상인들을 통해 분명히 사전 정보를 입수하였음이 틀림없을 것이다. 다음 내용에서는 충무공의 평소 정보 수집벽에 대해 제시하여 보겠으며, 이를 살펴보자면 더욱 그러한 확신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된다.

[본 기사나 책에 대한 질문 및 의견은 bookdoo@gmail.com 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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