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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05/10 허지수 기자

[스타트업 패러독스]3.BM과 BI-09.비지니스 아이디어의 역설

(좌: 박항준 비즈니스모델 전문가/우: 박현정 액셀러레이터)

이번시간은 비지니스 아이디어의 역설에 대해 알아보자.

‘사업 아이디어’는 평범한 생각이 아니다. 그러니 시작부터 비웃음과 만나게 된다. 평범하지 않은 생각이기에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괴변이고, 실현가능성도 없고, 해보았자 사업성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내 아이디어에 대해 주위사람들이 칭찬만 한다면 이는 남들이 어딘가에서 하고 있을 확률이 높거나 아예 시장성이 없어서 어느 누구도 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아니 앞으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 좋은 것을, 그리고 그렇게 필요한 것을 왜 지금까지 안하고 있겠는가?

은밀하고, 평범하지 않은 아이디어만이 살아남기에 창업자는 시작과 더불어 ‘비즈니스아이디어 패러독스’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해당 시장 전문가에게 들려주면 비웃음만 돌아온다. 해당 시장의 전문가들은 나무를 볼지언정 숲을 보기는 쉽지 않다. 실패경험이 딱지가 되어 굳어 있기도 하고, 수 년 또는 수 십 년간 그 숲에 갇혀있어 나무의 특성에 있어서는 전문가일지지 몰라도 숲 전체를 바라보기에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영업용 냉장고를 주로 제조하고 있는 분에게 사석에서 ‘가정용 투명냉장고’는 어떤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이미 이 분 회사는 투명 패널에 동영상이 보이는 ‘편의점용_영업용 냉장고’를 개발하고 있었다. 신시장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가정용 투명 냉장고’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단순한 질문이었다.

그런데 그건 사업성이 안 된다는 답이 돌아 왔다. 주부들이 냉장고 안을 보여주는 것을 싫어 한다는 이유에서다. 수 십 년간 냉장고만 만들어 오신 전문가이시고 워낙 강력하게 안 되는 이유까지도 설명하주시기에 그냥 넘기고 말았는데 그 다음 주 세계 최대의 가전박람회인 ‘CES 2016’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정용 투명냉장고를 내놓은 것이 발표되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투명한 문으로 만들어졌고, LG전자의 경우 보통 때는 어둡다가 문을 터치하면 투명해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보이는 제품이었다.

그래서 시장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눌 때는 그들의 영역인 ‘나무’를 건드리면 안 된다. 새로운 시장은 기존 전문가나 시장 경험자들이 보지 못 하는 시장이다. 자일리톨처럼 시장이 미성숙일 때 실패했더라도 다시 성공할 수도 있고, 김치냉장고처럼 아예 전혀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에 의해 내 아이디어의 치명적인 문제를 미리 파악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나의 상상력이 꺾일 확률이 더 높다.

다음시간은 단세포 패러독스에 대해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