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은 필자의 저서인 ‘트리즈씽킹’에 실려있는 퀴즈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케이크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4명이 올지 5명이 올지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손님이 오기 전에 미리 케이크를 잘라 놓아야 합니다. 4명이 오든지 5명이 오든지 모두에게 같은 양을 나눠줄 수 있도록 미리 잘라 놓을 수 있는 최소의 조각 수는 몇 개일까요? 단, 케이크는 손님만 먹을 수 있고 남은 조각은 없어야 합니다. 과연 여러분은 어떤 답이 떠오르시나요? 반드시 스스로 답을 떠올려 보시고 다음 단락을 읽어주세요.
이 문제를 접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20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왜 20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배운 최소공배수를 적용하여 '4 곱하기 5' 는 20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혹시 20보다 작은 다른 답은 없을까요? 만약 최소공배수를 배우지 않았다면 종이에 원을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케이크를 자르는 시도를 해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최소공배수란 지식을 믿기 때문에 머릿속으로만 계산해 버리고 맙니다. 분명 여러분도 그랬을 것입니다. 종이 한 장을 꺼내서 직접 연필을 들고 케이크를 여러 조각으로 잘라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다른 답을 찾으셨나요?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면 전혀 뜻밖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다른 답을 찾으셨나요? 사실 이 문제는 매우 간단한 문제입니다. 5명이 오는 경우라면 케이크를 다섯 조각으로 나누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런데 4명이 올 경우를 생각하면 한 조각이 남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요? 맞습니다. 바로 남은 한 조각을 네 등분을 해놓으면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다른 답은 8 조각입니다. 20이 아닌 8이라는 더 작은 답이 있었습니다. 4명이 오면 큰 조각 하나와 작은 조각 하나씩을 먹으면 되고, 5명이 오면 4명은 큰 조각 하나씩을 먹고 나머지 한 명은 작은 조각 4개를 먹으면 같은 양을 먹게 됩니다. 반드시 케이크를 같은 크기의 조각들로 잘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8이라는 다른 답을 찾기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더 투자한다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답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답 자체를 찾는 것이 아니라 “혹시 20 이외의 다른 답이 있을까?”라고 새로운 질문을 해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도가 없다면 절대로 다른 답을 찾을 기회를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질문이 없으면 답도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익숙한 방식을 고집하고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합니다. 이를 우리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심리적 관성(Psychological Inertia)’이라고 합니다. 학창 시절 과학 시간에 배웠듯 관성은 정지하고 있는 것은 계속 정지해 있으려 하고 움직이는 것은 계속 움직이려 하는 특성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그러한 관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만을 믿고 절대로 그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심리적 관성이야말로 창의적 사고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앞서 살펴본 케이크 문제에서는 우리가 굳게 믿고 있던 최소공배수가 커다란 심리적 관성으로 작용했습니다. 심리적 관성을 극복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혹시 다른 답은 없을까?”라고 질문을 던져보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바로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다른 답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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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크 자르기 (출처 : 트리즈씽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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